미숙함과 성숙함 > 게시판

오랜만에 새벽 경기 봤는데 대패를 했네요.
안필드 원정이기도 해서 큰기대 안하고 봤는데 전반 플랜이 그럴듯 해서 기대감이 조금 들려는 찰나에 마네에게 먹히고 그대로 게임셋.

그래도 예전처럼 열이 받지 않는 이유는 아스날이 더이상 리버풀과 비교하기 어려운 팀인 것도 있고 지금까지 리그 9경기를 잘해왔기 때문인 것도 있고, 또 램스데일 선방 장면이 너무 화려하고 완벽해서가 아닐까 싶어요.

전반에 감독끼리 언쟁 붙었을 때, 아스날이 주도권 살짝 잡는 타이밍이었는데 아르테타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았어요.
그리고 0대1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후반에 그렇게 빨리 트랜지션을 하려고 시도 했어야 했는지도 잘 이해가 안갔고요. 버티면서 실점을 최소화하고 따라 잡는 것은 머리 속에 없었는지.

타바레스와 로콩가의 조급함도 이해가 좀 안갔네요.
감독의 주문이 있었겠지만 그렇게 성급하게 드리블하고 패스 할 줄은…

반면에 리버풀은 정말 완벽하더라고요.
아스날이 지금껏 해왔던 포지션 플레이를 무너트리기 위해서 모든 방법을 다 하는데 그게 다 먹히는 것 보면서 클롭이 정말 대단한 감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솔직히 마네가 한 반칙은 경고 두 번은 받을만 했다고 보지만 어차피 이런거 PL 하루이틀 보는 것도 아니고…

결국 이 모든 것은 경험의 차이가 아닌가 싶어요.
초반에 분명 흔들릴 뻔한 순간이 있었지만 반 다이크 파비뉴가 잘 잡아주면서 분위기를 가져온 리버풀과 조급함에 져서 경기 플랜을 바꾼 감독, 선수들은 압박에 져서 미숙한 플레이를 하다가 게임을 터트리는 아스날.

아르테타와 우리 선수들이 분명 무언가 배웠겠죠.
그리고 똑똑하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테고요.

어차피 빅6팀에게 전패만 하지 않는다면 중하위권 팀들만 잡아도 유럽대항전 티켓은 딸 수 있을거고 차근차근 실수 줄이면서 올라가면 되는 거니까, 그러다보면 또 4스날 소리라도 꾸준히 듣는 날이 오겠거니 하면서 자야겠네요.

아 그런데요.
램스데일은 데이비드 시먼 이후 가장 훌륭한 키퍼 같아요.
시즌이 반도 안지났지만 이전의 키퍼들을 뇌리에서 싹 지워주네요.

그리고 천억좌는 바로 뒷공간으로 오버래핑하는 윙백도 못보는 모지리니까 탑에 세워보잔 말하기도 좀 뭣하지만, 마르티넬리는 그래도 싹수가 좀 보이고 스피드도 있고 저돌적인데 오바메양 대신 써볼만 하지 않을까요?
한번 좀 봤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마지막으로 사람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쟈카 정말 필요한 선수네요. 오늘 반대 전환 안되고 중앙지역으로 넣어주는 패스도 안되고 롱킥도 화이트 램스데일 말고는 없더군요. 얼른 복귀했으면 좋겠네요.

새벽 경기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코로나랑 미세먼지 조심하시고 다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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