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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디애슬레틱 : 우스마노프 vs 크론케 10년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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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프린켑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4-01-01 01:39 조회 2,032회 댓글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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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로만 돌던 크론케와 우스마노프의 지분 분쟁 얘기를 이렇게 자세히 정리해준 기사를 처음 본거같아서 한번 각 잡고 옮겨봅니다. 제임스 맥니콜라스와 에이미 로렌스가 썼습니다.


크론케 VS 우스마노프 : 10년을 겨룬 아스날의 파워게임


스탠 크론케의 KSE가 우스마노프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아스날을 모두 손에 쥔지 5년이 지났다. 2018년 8월, 우스마노프와 사업 파트너 모시리는 아스날 지분 30.04%에 대한 크론케의 550M 파운드 오퍼를 받아들였다. 그 결과 크론케가 90% 지분을 넘기게 되면서 대부분 아스날 서포터들이 가지고있는 소액 주주들의 지분을 강제 인수하는 조항이 발동되었다. 이는 두 억만장자들이 아스날의 미래를 놓고 다퉈온 오랜 대결이 끝남을 의미한다. 크론케는 곧장 성명을 발표했다. "클럽의 전략과 야망을 향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단일 구단주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모델을 가져오겠"다는 내용이었다. 5년이 지난 지금 이는 사실로 나타났다. 아스날은 더 건강하고 뭉친 팀이 되었다. 모시리는 에버튼의 최대주주로 다시 등장하였고, 우스마노프의 회사 USM의 자본은 스폰서십 형태로 에버튼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리고 2022년 영국 정부의 러시아 재벌 제재는 에버튼에게 재앙을 가져다줬다. 


스탄 크뢴케 아스날 구단주. /사진='더 선' 보도화면 캡처 


하지만 몇몇 아스날 팬들도 우스마노프가 구단주가 되길 바랐던 순간들이 있다. 아스날 팬이기도 하면서 팀에 위대함을 다시 가져다줄 사람으로 말이다. 크론케와 우스마노프의 전쟁은 10년이 넘게 지속됐다. 그 기간 동안 팀은 3번의 FA컵과 꾸준한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기록했지만, 팀 자체는 무너져갔고, 성과가 적었고, 후퇴로 여겨지기도 했다. 


소유주 경쟁기간 동안 아스날을 지켜온 감독은 아르센 벵거였다. "제가 이끌던 기간에는 돈이 없었는데, 지금은 돈이 쓸 수 있는 팀이 된거 같아 기쁩니다." 벵거는 비인스포츠에서 10월에 얘기한 바 있다. "두 거대주주들이 있는 동안 자본을 투자하는데 약간 다툼이 있었습니다. 만약에 크론케가 우스마노프가 있는 동안에 돈을 더 투자를 했었다면, 이제 우스마노프의 지분 30%를 사들이는 비용은 훨씬 비싸지게 됩니다. 그러니 100% 지분을 일단 차지해놓고 돈을 투자하기로 결정한겁니다." 


이건 꽤 공정하고 악의 없는 벵거의 발언이지만 아스날 역사에서 어려웠던 이 시기의 간결한 설명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현재의 소유주 구조가 완성된 걸까? 그리고 벵거의 가설은 정밀한 추론의 반영일까?


이야기는 아스날의 전 부회장이자 주주였던 데이비드 데인에게서 시작한다. 아스날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의로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었고, 재정 상태 압박에 직면해있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에 나타나면서, 데인은 경쟁하기 위해서는 아스날도 외부 자본을 가져와 투자해줄 수 있는 구단주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다른 아스날 이사진들은 모르는 채로, 데인은 잠재적 투자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그중 하나가 크론케였다. 하이버리 하우스에서 만나고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같이 돌아봤다. 2007년 4월 크론케는 그라나다 벤처스에서 9.9%의 아스날 지분을 사들였다. 우스마노프와 크론케가 이 즈음에 들어온 사람이었지만, 둘 모두는 당시 아스날에서 반가운 사람이 아니었다. 크론케의 최초 지분 인수 후 회장 피터 힐 우드는 감정적으로, 아스날은 크론케의 돈 따위 필요하지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고 내뱉었다. 크론케를 이사진으로 끌어들인 데인은 대가를 치러야했다. 피터 힐 우드와 디렉터, 아스날 변호사인 슬래터 & 메이의 대표 칩스 케스윅은 데이비드 데인의 자리를 끌고나가 없애버렸다. 이사진은 데인이 보드진 몰래 일을 꾸몄다고 느꼈다. 데인은 팀에 가장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한 거라고 항변했다. 


데인은 1983년 이사진에 들어온 후로 상당한 지분이 있었다. 이 지분을 처분하는건 가슴아팠지만, 그는 아스날에 영향을 줄 수 없는 상황에서 너무 많은 재산이 묶여있는걸 바라지 않았다.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뒤에서 영향을 끼치는걸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몇몇 후보들로 여겨졌던 투자자 명단은 더 있다. F1의 버니 엑셀스톤이나 맨시티의 소유주가 된 칼둔 알 무바라크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구너 비즈니스맨 이야기로 이어가보자. 그해 여름 우스마노프는 샤르데냐에 있던 자신의 거대한 요트 딜바르에 데인을 초대해서 만났다. "보자마자 처음 했던게 1971년 더블했던 팀에 대해 술술 늘어놓은거였죠." 데인의 회상이다. 이는 확연한 인상을 심어줬고, 역사적으로는 어느 연결점도 없는 크론케와 확연히 대조되는 지점이기도 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크론케도 근처 커다란 요트에 있었다. 그래서 오랜 친구이자 조언자인 로날드 코헨 경과 함께 데인은 아스날 지분에 관심을 가장 크게 갖는 두 억만장자들을 만나러 보트를 넘어다니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그 누구도 이 미팅들이 아스날을 향후 10년간 이상하고 파괴적인 마비 상태로 만들어줄, 가장 큰 영향을 가져올 만남이 될 거라는걸 몰랐다. 두 손이 고삐에 놓이면서 항상 브레이크가 걸렸고, 아스날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한번은 로니와 제가 크론케 보트에 있었고, 그 다음에는 우스마노프 보트에 올라탔습니다." 데인이 자서전에 적어놓은 회상이다. "가장 실망스러웠던건 크론케가 자신이 유일한 플레이어라고 생각하면서 저를 과소평가했던 겁니다. 지분 가치에 대해 저도 생각해놓은 금액이 있었는데, 전혀 근처까지 가지도 못했죠. '이게 내 가격이요 더 생각한다면 더 좋은 제안이 무언가가 되어야할거요' 크론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스마노프의 접근 방식은 정반대였습니다. '얼마가 들어가겠소? 나는 클럽 전체를 사들이고 싶소' 여기서 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면서 팀을 손에 넣고 싶어하는 두 억만장자를 저울질해야했습니다. 크론케는 가치를 추구하는 아주 복잡한 플레이어였습니다. 이미 미국에 많은 스포츠 프랜차이즈들에 관심을 갖고있었고, 우스마노프는 반대로 진정한 아스날 팬이면서 얼마의 비용이 들든간에 당장 갖고싶어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지만, 당시에는 크론케와 우스마노프가 팀을 사들이기 위해 협력할 거라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협력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다. 

Kroenke and Usmanov 

데이비드 데인은 누구에게 지분을 팔든 간에 자신을 다시 이사진에 넣어줄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이게 조건의 하나였다. 지분은 구단주가 통제하더라도, 이걸 운영하는건 자신이 되는거였다. 크론케는 이 조건에 망설였다. 데인이 다른 아스날의 주요 주주들과 더 이상 가깝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스마노프는 망설임이 없었고, 데인에게 지분을 늘릴 수 있는 투자 회사를 설립하게 했다. 그 결과 레드 & 화이트 홀딩스가 탄생했다. 


여기에 데인의 15% 지분이 들어갔고, 우스마노프와 파트너 모시리에게 팔았다. 모시리는 우스마노프와 파이낸셜 타임스를 읽으며 유대를 지닌 사업가였다. 모시리는 우스마노프에게 서구 비즈니스 관행들을 알려주면서 관계를 맺어왔다. 모시리는 맨유 팬이라 우스마노프와 유나이티드든 아스날이든 먼저 가능한걸 사들이자고 농담을 하곤 했었다. 데인은 레드&화이트의 회장으로 지명됐으며, 아스날을 우스마노프가 인수한다면 아스날에서도 이런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었다. 


그러니 이는 말처럼 쉽지 않았다. 처음에 아스날의 주주들은 쉽게 우스마노프나 크론케에게 지분을 팔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둘은 멈추지 않았고, 접근 가능한 소액주주들에게서부터 지분을 사들였다. 처음 레이스를 주도한건 우스마노프였다. 2008년 2월 레드&화이트는 25%의 아스날 지분을 차지했다. 크론케는 뒤처져있었지만, 이사호와의 관계를 쌓아올렸다. 2008년 말에는 크론케가 보드진의 일원으로 들어왔고, 이는 우스마노프는 얻지 못한 영예였다. 거대 주주들도 지분 일부를 넘기기 시작했다. 오랜 이사진에 융화되어간거였다. 


저울추는 2011년 4월 크론케가 니나 여사와 대니 피츠먼의 지분을 얻으면서 확 기울였다. 이 인수는 크론케의 지분을 약 63%까지 끌어올렸다. 딜을 마무리 짓는 동안 클럽의 부의장을 맡던 변호사 팀 루이스와 가까이 일했다. "크론케 씨는 상대적으로 아스날에 새로운 인물이지만, 우리가 가진 특별한 팀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고 가치를 두는 분이라는걸 스스로 증명해보였습니다." 힐 우드의 발언이다. "우리의 미래를 안전하게 이끌어갈 인물이라 자신합니다." 


대세는 기울었다. 크론케는 얻지 못한 지분에 대한 제안을 해야했으며, 우스마노프는 여기서 약간의 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이사진들이 놀랐듯이, 우스마노프는 지분 매각을 거절하였다. 우스마노프는 좋든 나쁘든 아스날에 헌신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아스날의 주주들은 우스마노프의 투자에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초기에는 레드&화이트와 꽤 대화들이 있었다. 그 결과 한때는 최대 주주였던 피즈먼을 넘어선 순간도 있었다. 의장이나 경영진은 레드&화이트와 미팅을 갖기도 했다. 주로 모시리가 레드&화이트의 대표로 참석했다 클럽 사업에 대한 디테일이 다뤄진건 아니지만, 전략적 안건에 대해서는 종종 다뤄지곤 했다. 모시리는 데인이나 우스마노프가 아스날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겪는 대신 심지어는 몇몇 1군 선수들과 친해지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크론케가 팀의 최대 주주가 되어가는 그림이 강해지면서 우스마노프는 더 뒷전으로 밀려났다. 2대주주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정경기에 초대되지 못했다. 드레싱 룸에 들어갈 수 없었으며, 이사진 회의에도 소집되지 않았다. '우스마노프는 얼어붙었고, 아스날이 그렇게 대하는지 저는 놀랐습니다.' 데인의 말이다.


회장석에 초대된적도 있었지만, 아마 우스마노프는 환영받는다고 느끼지 못했다. 그는 이 얘기를 첼시에 방문해서 아브라모비치가 있을때 한 적 있다. 두 억만장자들은 1986년부터 서로 잘 아는 사이였고, 우스마노프는 아브라모비치를 아주 좋은 친구라고 묘사한 바 있다. 우스마노프와 러시아의 연결고리는 2009년 제니트에서 아스날이 아르샤빈을 영입하는데도 역할했다. 우스마노프는 제니트를 소유한 가즈프롬의 투자 부문을 이끌고 있었다. 아스날이 거래를 하려 하자 우스마노프는 이적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독립적으로 노력했다. 아마 우스마노프가 선수 영입에 직접 관여하는 스타일이라는걸 보여주는 하나의 일화가 될 것이다. 


우스마노프를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지만 우스마노프가 확연히 아스날 팬이라는걸 인정한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의 다이아몬드 클럽 옆에 연결된 두 개의 스위트룸을 가지고 있고 홈경기도 자주 보러다녔다. 크론케와 우스마노프의 오랜 교착관계에서도 개인적인 적대감은 없었다. 아니 있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관계라는 거 자체가 없었다. 크론케는 이사회에서도 우스마노프를 욕하거나 한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문화적인 충돌은 한번 있었다. 우스마노프는 과장되게 공공연히 자신을 드러내는 한편, 조용한 스탠은 확연히 다른 형태로 사업을 수행했다. 우스마노프는 크론케에 짜증을 낸 적이 확연히 있다. 크론케가 피츠먼에게서 5천주를 사들였을 때, 인수 과정에 불만을 확연히 가진 바 있다. 공개적으로 나온건 아니지만 레드&화이트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에 우스마노프는 팀에 돈을 투입하기 위해 권리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벵거를 포함하여 사람들은 이에 반대했다. 어린 유망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그룹이 있어, 벵거는 그런 돈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꼈고, 이사진들은 기뻐하며 동의하였다. 


수년에 걸쳐, 우스마노프의 포퓰리스트 적인 발언이 몇차례 있었다. "아스날은 때로는 환상이기도 하고 고통이기도 한 꿈같은 존재이다." 2014년에 했던 말이다. "팀이 잠재력은 있지만, 실수에 비판적인 평가는 없었습니다. 이걸 인정해야합니다." 우스마노프가 공개적으로 팀의 방향성에 대해 공격하면서 아스날의 많은 사람들은 크론케가 더 나서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웅변은 크론케의 장점이 아니었다. 보통 크론케가 대중과 접할 때면 이점만큼 해악을 가져오곤 했다. 


우스마노프는 클럽을 손에 넣기 위한 최후의 시도에서 크론케의 아스날 지분 67%를 인수하고자 10억 파운드를 2017년 5월 제시했다. 첼시와 맨시티가 부유한 인수로 이익을 본 후 서포터들은 레드&화이트를 열렬하게 지지하였다. 특히 데이비드 데인이 돌아올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도 벵거와 데인이 다시는 예전같은 유대를 가질 수 없을 거라는 분위기도 동시에 있었다. 그리고 크론케는 반응하지 않았다. 크론케는 명확하고 꾸준한 메시지를 제시했다고 느꼈다. 장기적인 투자자이며 팔려고 지분을 갖고있는게 아니다. 우스마노프가 지분을 팔고 나가는게 팀에 이익이 되는 방향이다. 우스마노프는 크론케의 비협조적 태도에 분노했다. "아무도 나를 아스날 팬이 되는걸 막을 수 없고, 이 위대한,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영국 클럽의 두번째 대주주로서 내 권리를 가져갈 순 없다." 우스마노프의 말로, 아스날은 서로를 바라보며 눈 깜박이기만을 기다리는 두 억만장자에 둘러쌓여있었다. 직업 윤리로 인해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 재정 전문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두 대주주가 서로 협조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괜찮게 유지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여러개 있습니다.만약에 비즈니스가 자급자족 가능하다면,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축구 팀들은 소유주들의 현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합니다. 자체 자금 조달의 신화가 그런겁니다. 옆에 있는 팀이 돈을 퍼붓고 있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는 뒤처지고 맙니다. 이게 정확히 크론케가 100% 소유하지 못했을 때 아스날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스날은 교착 기간 동안 고통받았다. 데인의 말이다. "아주 어려운 기간이었습니다. 두 대주주가 싸우는 동안 팀은 이득본게 없습니다. 두 세력이 지배권을 놓고 다퉜고, 어떤 사업도 이런 환경에서는 야심차게 뭉쳐낼 수 없습니다." 


2007년에서 18년까지의 이 기간을 순전히 제한된 지출과 발전으로 정리하는건 과도한 단순화이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짓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팀은 여러가지 장기 후원 계약에 자신을 묶어버려야했다. 경쟁 환경이 바뀌면서 이 가치는 점점 감소했다. 팀이 여기서 자유로워지고 새로운 거래를 모색할 때에야 자본적 여유가 발생했다. 2013년 아스날은 메수트 외질을 영입하면서 클럽 레코드를 갱신하였다. 1년 뒤 알렉시스 산체스가 합류하였다. 이 기간 동안 FA컵을 다시 손에 넣었고, 팀의 경이로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진출 기록이 이어졌다. 팬들은 곧 이게 당연한 게 아니란걸 배우게 됐다. 


아스날의 자립형 모델이 첼시와 경쟁하기 어렵게 만들었지만, 그만큼 팀에서 일하는 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줬다. 명예의 뱃지로 여긴 것이다. 그중에서도 벵거가 가장 그랬다. 벵거는 다름 팀들이 자신이 "재정적 도핑"이라고 여기는 행태에 전념하는걸 보면서 이상주의에 점점 더 확고해졌다. 돈을 쓸 수 있음에도 사용을 거절하는 일도 있었다. 2015년 여름, 아스날은 외질과 산체스에 이어 또 다른 빅 사이닝이 가능했지만 단 한명의 필드 플레이어도 영입하지 않고 흘려보냈다. 벵거는 더 순수하게 이기는 방법을 찾았다. 그게 꿈이었고, 오랫동안 크론케는 이를 실현시켜줄 준비를 해왔다. 


크론케가 2018년 완전히 팀을 잡게 되었을 때, 다른 접근이 이뤄졌다. 축구의 비즈니스 부분은 새로운 구조로 위원회 중심의 방식으로 접근했다. 일종의 선언적 의도로 아스날은 니콜라스 페페를 72M 파운드로 영입하면서 레코드를 깨트렸다. 변화의 속도는 너무 빨랐다. 몇 달 만에 아스날은 새로운 소유주 모델, 새로운 운영진, 새로운 감독 우나이 에메리와 마주쳤다. 변화는 처음에는 설득력이 약했고, 나중에는 투박했다. 코로나와 마주치게 되면서 아스날은 이 새로운 시대의 형태를 벗어던졌다. 축구 부문의 장 라울 산레히가 팀을 떠나면서 스포츠 디렉터 에두와 새 감독 미켈 아르테타의 권한이 강화되었다. 루이스가 이사회에 합류하였고, 1주일만에 크론케는 144M의 대출을 통해 경기장 부채를 구조조정해주었다. 그 덕에 아스날은 항상 36M의 현금을 부채 상환 준비금으로 유보해야했던 필요성에서 벗어나 클럽의 현금 흐름을 강화시켰다. 이러한 리파이낸싱은 수년간 논의되어오던 거지만, 크론케의 입장은 언제나 명확했다. 팀 소유를 완전히 한 후에 진행할 것이라고. 이는 크론케가 아스날을 단독으로 소유하게 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로 팀의 재정적 제약을 상당히 완화시켜주었다. 

 

이어지는 아스날의 지출과 부흥은 크론케 산하에서 이뤄진 것이다. 아스날은 여전히 자립 가능한 팀이 되고자 애쓰고 있으나,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상당한 지출이 필요했고, 아스날의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팀의 소유주 Kroenke Sports & Entertainmment의 도움과 헌신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는 직접적인 자금 투입보다는 대출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관점에서 벵거의 주장은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다. 크론케가 전적인 소유권을 얻고서야, 재정적인 지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이게 전략적인 선택이었을까? 디 애슬레틱의 금융 전문가는 이렇게 말한다. "여기에 답하려면 어느 관점이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겠습니다. 크론케 일가의 관점이면 100% 지분 통제를 원헀고, 우스마노프가 나가면서, 바라던게 이루어졌고, 그게 의미를 가져왔죠. 우스마노프가 지분을 팔고 나가도록 10년 동안 차갑게 대하면서 이 도박은 성공했어요. 그리고 몇년의 투자만에 아스날이 다시 제 위치로 돌아왔기 때문에 자산에 큰 손상을 입지도 않았습니다. 만약 팬의 관점이라면, 팀의 승리를 위해 누군가 투자를 해야한다면 기쁘진 않죠.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스날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핵심이다. 크론케와 우스마노프의 대립이 지속되는 10여년 간 경영의 관점에서는 합당했다. 그러나 관리인의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었으며, 팬덤은 좌절을 겪어와야했고, 크론케는 여전히 이때의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시 크론케가 팀의 완전한 소유권을 지닌건 아니었지만, 통제권은 분명 가지고 있었다. 만약 정말로 클럽의 이익이 우선시됐다면, 무언가 할 수 있는게 없지 않았을 것이다. 


"전 아스날을 사랑하지만 실패했죠, 어쩌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스날이 우스마노프가 없어져서 무언가를 잃었다고도 생각합니다." 우스마노프의 말이다. 


이제 팬들의 크론케를 보는 시선도 부드러워지고 있다. 투자, 경기장에서의 결과 개선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아스날은 전환점을 돈 것으로 보이고 단일 구단주의 시대도 도래했다. 크론케가 우스마노프에게 여러차례 밝혔던 것처럼 크론케는 아스날에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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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부재중님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부재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떻게 보면..이사회와의 협의없이
단독으로 두 억만장자 사이를 저울질하며 오간 데인의 과가 크네요..
물론 그 의도는 확실히 신뢰하지만요
비지니스란 참 어려운거고 이게 경기장 바깥에서 축구를 흔들고 있다는걸 느낍니다
잘 봤습니다

프린켑스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프린켑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축구판의 자본이 향하는 방향 자체를 잘 읽긴 했는데 방법론에서 좀 시행착오가 크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cwyyana님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cwyyan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날 우리들이 겪었던 고민과 스트레스, 작은 희망과 거대한 좌절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글이네요.
글 읽는 동안에도 여러 번 생각이 바뀌는 걸 보면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그리고 여전히 제 마음이 심란한 거 보면 제게 이 싸움의 승패는 가려졌지만 이 싸움의 성패는 아직 가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린켑스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프린켑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시절 우리가 자그마한 기사 사이에서 찾아내서 하던 추론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속사정이 느껴졌었습니다. 잘하자 크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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